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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의 주인은 늪을 넓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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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의 주인은 늪을 넓히지 않는다

어떤 인연은 시작되기도 전에 끝을 고민해야 한다.

내가 이 세계에서 배운 가장 잔인한 진실은, 소유의 끝은 결국 방생(放生)이라는 점이다. 마스터라는 자리는 한 사람의 영혼을 손바닥 위에 올려두는 절대적인 권력을 주지만, 그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책임’이라는 형벌을 동반한다.

스물.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빛이 쏟아지는 시기다. 그 빛 아래서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미팅을 하고, 서툰 설렘을 나누며 평범한 어른이 되어간다. 그것이 순리다. 만약 내가 그 찬란한 빛을 차단하고 나의 어두운 늪으로 그를 온전히 끌어들인다면, 나는 그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파괴하는 것이 된다.

내가 평생을 책임질 수 없는 인연이라면, 그의 일상을 파괴할 권리 또한 나에게는 없다. “잘 지내보라”는 나의 말은 무관심이 아니라, 그가 돌아갈 지상의 땅을 굳건히 지켜주고 싶은 나의 마지막 절제였다. 질투는 쉽지만 배려는 어렵다. 지배는 달콤하지만 존중은 쓰디쓴 법이다.

늪의 주인은 늪을 넓히지 않는다. 늪에 발을 들인 이가 잠시 서늘함을 즐기다 다시 햇살 아래로 걸어 나갈 수 있도록, 그 경계선을 지켜주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이 시대의 마지막 마스터의 의무다.

그의 찬란한 일상이 나라는 사람의 욕심에 빛바래지 않기를. 나는 그저 기억 저편의 서늘한 그늘로 남는 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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